[티메프 사태 후폭풍] 5600억 유동성 투입에도 "재정 지원은 없다"…소상공인 살리기 '시험대'
2024-07-29 16:30
7월 소비자심리지수 상승…티메프 사태에 '찬물'
정부, 5600억원+α 유동성 지원…직접 지원은 선그어
정부, 5600억원+α 유동성 지원…직접 지원은 선그어
정부는 29일 티메프 미정산 관련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최소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대금 정산 지연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피해 업체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을 통해 3000억원+α의 긴급 자금을 투입한다. 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 프로그램을 활용해 2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사 등에는 600억원 한도로 이차보전(이자차액 보상) 지원에 나선다.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도 진행된다. 기존 화재 또는 수해 피해 기업 지원 등에 준해 최대 1년간 만기 연장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선(先)정산대출을 취급해 온 은행들도 관련 대출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기 연장에 협조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SC제일은행 등 3곳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소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를 중심으로 종합소득세와 부가세 납부기한도 최대 9개월 연장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에도 소비 심리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올랐다. 2022년 4월 이후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CCSI 지수가 100을 넘기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고 분석한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역성장(-0.2%)한 배경에 내수 부진이 자리한 만큼 소비 심리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티메프 사태라는 악재가 터졌다. 내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며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25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티메프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내수 부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만 정부는 직접적인 재원 투입에 인색하던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은 약속한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위메프와 티몬에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대출 등을 활용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차원으로 (정부 재원을) 직접 지원하는 건 아니다"라며 "관계 부처별로 파악한 내용을 종합해 향후 제도 개선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