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앙각규제 개선해 문화유산 실질적 조망·도심 활성화 도모해야"

2024-07-25 17:32
서울시,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도시공간정책 컨퍼런스' 개최

흥인지문에 실질적 조망을 강조한 가이드라인 예시 사례.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경직된 규제 완화를 통해 문화유산과 도시 공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앙각 규정’ 등의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문화유산의 실질적 조망은 보장하면서, 효율적인 도시 개발을 통해 서울을 역사·문화적 특성을 갖춘 ‘매력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1청사 대회의실에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매력도시 서울’을 주제로 진행된 도시공간정책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규제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조 강연에서 구자훈 한양대학교 교수는 “도시의 패러다임이 ‘지속 가능’에서 ‘번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역사문화자산과 연계한 도시계획으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표를 맡은 신윤철 서울시 도시재창조과장은 서울 도심부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기존의 평면적이고 획일적인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앙각 규제 등 기존 규제는 개별 문화유산의 도심 특성을 고려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앙각 규제는 문화재 경계를 기준으로 27도의 앙각을 설정하고, 앙각 허용범위까지만 건물 층수를 올리도록 제한하고 있는 규정이다. 신 과장은 “도심의 기성 시가지의 경우, 앙각 규제를 통한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며 “앙각이 아닌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경관 관리를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개선해 실질적 조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근대 유산과 근현대 유산 등 각 문화유산의 특성을 고려한 유형 재분류와 문화유산 활용 제고를 위한 개방공간 활용, 문화유산별 맞춤 도시관리계획 수립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재민 연세대학교 교수와 심창섭 가천대학교 교수도 이날 경관 성능기반의 높이 관리 방안과 ‘관광의 관점’에서 향후 서울 내 문화유산의 역할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경관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건축물 높이와 경관 영향을 평가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활용하면 경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건축의 자유도를 높여 도심 활성화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심 교수는 “문화유산의 의미를 재설정해 보호만을 강조하는 대신 문화유산을 최신기술과 접목해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콘텐츠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담긴 ‘서울다움’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학술부회장 권영상 교수를 좌장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은 기존의 획일적인 문화유산 주변 관리기준을 개선을 통한 도심 활성화도 도모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유산별 특징과 주변 지역의 도시적 맥락을 고려해 세부 기준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폐회사에서 “기존 문화유산 관리기준의 한계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나눠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주요 문화유산 주변의 개발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등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