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50% 영업익 전망 한달 만에 뒷걸음질
2024-07-21 18:13
상향조정 상장사 수는 41%에 그쳐
트럼프 변수 '뜨거운 감자' 급부상
트럼프 변수 '뜨거운 감자' 급부상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73개 기업 중 13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대비 하향 조정됐다. 무려 50% 가까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뒷걸음질 친 것이다.
반면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상장사는 112개로 41%에 그쳤다. 이 가운데서도 에쓰오일 하향 폭이 가장 컸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557억원에서 1663억원으로 6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쓰오일에 이어 컴투스 영업이익 추정치 조정이 그다음으로 컸다. 한 달 전 56억원에서 22억원으로 61.0% 축소됐고 에스티팜(-56%)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54%), 인텔리안테크(-45%), 현대제철(-42%)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연내 코스피 3000 도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이달 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는 등 기대감을 반영해 남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3000 이상으로 재설정한 바 있다.
이에 지수가 증권가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현재 주식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트럼프 변수가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약세 마감하면서 2800선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이 확대된 결과다.
이 같은 우려는 대미 수출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반도체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을 담고 있는 KRX 반도체지수는 4637.97에서 4335.63으로 6.52% 하락했다. 코스피 2800선 회복의 1등 공신인 반도체주들이 트럼프 불확실성에 주저앉았다.
그러다 보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도 대폭 약해졌다. 아직까지 순매수 기조를 지키고 있지만 그 정도가 두드러지게 축소된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첫 거래일인 3일부터 19일까지 4조100억원어치가량을 사들였지만 이번 달 1일부터 19일까지는 2조2940억원어치를 매수하는 데 그쳤다. 순매수 규모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을 유발한 트럼프 트레이딩 장세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자극했던 트럼프 트레이드, 미국 증시 순환매는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며 "2분기 물가 및 6월 개인소비지출(PCE) 둔화가 가세하면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반등 시도가 코스피 분위기 반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