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영업이익, '금융위기 수준' 반토막…하반기 개선 기대
2023-05-17 17:00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악화됐다. 전문가는 하반기 들어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22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8%(25조6779억원) 감소했다.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5.6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52.75% 감소했다.
이 같은 감익 폭은 금융위기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76% 감소했고 순이익은 81.45% 줄었다.
매출 성장에도 이익은 뒷걸음질 치면서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영업이익률은 3.61%로 전년 동기 대비 4.46%포인트 감소했다. 제품을 1000원어치 팔았을 때 원가와 인건비 등 판매 관리비를 제외하면 36.1원을 번다는 것이다.
매출 비중이 9%를 웃도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저조하다. 연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8.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34%, 47.98%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95.47% 급감한 6402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1조5746억원으로 86.10% 줄었다.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경기 흐름에 민감한 메모리반도체는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반면 자동차 업체는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25% 급증한 3조5927억원이었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1위다. 2위에 오른 기아는 78.9% 증가한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1분기 대부분 씁쓸한 실적을 거뒀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결 결산실적 기준 17개 업종 중에서 운수장비(124.56%), 기계(73.64%), 비금속광물(25.98%) 등 영업이익이 개선됐고 나머지 업종은 악화했다. 의료정밀과 전기전자는 적자로 전환했고 전기가스는 적자를 지속했다.
반면 코스피 상장 금융회사들은 금리 인상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냈다. 금융업종 42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조3103억원과 11조6987억원으로 각각 9.57%, 10.94%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기업 실적은 2분기 역시 업종별로 차별화되면서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어닝 서프라이즈 양상을 보이는 차별화는 남은 2~4분기 이익 전망 변화도 유사한 방향"이라며 "현재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기준 2분기와 2023년 연간 이익조정비율은 각각 -2.5%와 7.8%로 하반기 이익 전망 개선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