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 美 공화당 전대 개막...트럼프, 상처 동여매고 등장

2024-07-16 15:42
공식지명 첫날 '위풍당당' 등장...'건재함' 과시
'경제' 분야 트럼프 2기 '청사진'...'바이든 실정' 화살
마지막 날 수락 연설 '대미'...'포용적' 메시지 낼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시간) 현장에 등장해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의원과 함께 서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피격 사건 이후 한층 거세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세론'을 만끽하듯, 축제 분위기 속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경기장에서 개막했다. 불과 이틀 전 총격 피습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상 당한 오른쪽 귀를 거즈로 감싸고 대중 앞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잇따라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정권 교체 열망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공식 후보 지명과 함께 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인 '갓 블레스 더 US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가 등장하자 대의원들은 모두 일어나 환호하며 휴대전화 플래시를 터트렸다. 하지만 그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한 것 외에 특별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이날 대의원 표결을 거쳐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J.D.밴스 상원의원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자(Make America Wealthy Again)'라는 주제 하에 진행된 전당대회 첫날 밤 행사는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공화당 측 인사들은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냄과 동시에 트럼프 2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이날 "(이번 대선은) 향후 4년의 운명이 아닌 40년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짓고, 블루칼라 노동자를 위해 세대 간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억만장자 벤처 투자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색스는 민주당을 향해 "쓸데없는 미국 정부 프로그램에 수조 달러씩이나 무모하게 퍼부으면서 지미 카터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트럭 운전사노조인 팀스터스의 숀 오브라이언 위원장이 마지막 연사로 나선 것이었다. 친기업·반노조 성향으로 유명한 공화당의 전당대회에서 노조 위원장이 연설한 것은 121년 팀스터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미국 CBS는 전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오브라이언의 등장은 이번 11월 대선에서 노동자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특히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및 위스콘신 등 경합주일수록 그렇다"고 평했다.

또한 외신들은 이날 단상에 오른 공화당 연사들 중 상당수가 흑인과 이민계 ,여성 및 노조 간부 등 이른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구성된 것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총 5명의 흑인 남성 정치인이 연단에 오른 것을 두고 "흑인 남성 표 상당수를 뺏어 오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중에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연설자로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17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의 연설이 진행된다.

한편 이날 국방 기밀 유출 소송이 기각되는 등 최근 겹호재 속에 기선을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선거 운동의 초점을 바이든 정부에 대한 공격보다는 국민 통합으로 재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문을 국민적 통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재작성했다고 밝힌 가운데, 전당대회 마지막 날 있을 연설 내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