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 시즌2?'…폭주하는 주담대, 가계대출 언제 꺾일까

2024-07-10 15:00
상반기 은행권 주담대 증가 26조5000억…3년만 최대
"부동산 상승 예상에 두려움…서둘러 매매 나서"
"2단계 스트레스 DSR도입 전 대출 막차 수요 몰릴 것"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26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서 부동산 상승기 집을 사지 못해 '포모(고립공포감)'를 겪었던 수요자들이 다시 집값이 뛸 것으로 예상되자, 서둘러 대출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모니터링하고 은행을 점검하는 등 적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10일 공개한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금융권 주담대는 전월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 폭을 키운 것으로 주담대는 지난해 8월(6조6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특히 6월 은행권 주담대가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늘었으며, 상반기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기준 은행권 주담대 규모는 876조9000억원에 달한다.
 
당국은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회복되고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이 증가한 것이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 건수는 2만6934건이었으나,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매월 4만건 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공식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기준 6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7249건을 기록 중이다. 6월 분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20일 남은 만큼 6월에도 4만건 이상 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월 서울에서는 5557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 됐다. 이미 5월 거래량(5182건)을 뛰어넘은 수치로 2021년 1월 5945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인하‧공급 부족 등으로 다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 무주택자들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두려움이 최근 부동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주담대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을 점검하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증가세 관련 논의를 위해 지난 3일 부행장 간담회를 소집했으며, 오는 15일엔 은행권 현장점검도 진행한다. 금감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DSR 규제 이행 적정성,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관리 실태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당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은행들도 주담대 금리 인상을 진행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앞서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또한 전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주담대 증가세가 당분간 꺾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적용 시기를 7월에서 오는 9월로 두 달 연기하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주담대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지만,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금리 인상효과가 바로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틈새를 노려 부동산을 매매하려는 사례가 7~8월 꽤 나올 것"이라며 "최소 9월 전까지 주담대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