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김여사 명품백 의결서' 공개…"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보기 어려워"

2024-07-09 15:14
권익위 "원칙적으로 공개 안 되지만 오해 많아 예외적으로 전문 공개"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 주요 신고사건(대통령과 그 배우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신고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했지만, 후폭풍이 끊이지 않자 신고사건 관련 의결서를 공개했다. 의결서 공개는 권익위 설치 이래 처음이다. 

권익위는 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 신고사건 종결 결정과 관련해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청탁금지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의결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가방을 받았다며, 이 장면이 담긴 몰래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참여연대가 권익위에 '김 여사가 청탁금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이 금지하는 금품 수수를 했다'고 신고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에 100만원 넘는 금품을 받는 것을 금하고 있다. 또 공직자는 배우자가 그런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이나 감사원, 수사기관, 권익위 등에 이 사실을 바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권익위는 이날 의결서를 공개하며 "대통령 배우자(김 여사)와 물품 제공자(최 목사) 사이에 이뤄진 물품 제공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제공됐다고 볼 자료가 부족할 뿐 아니라, 대통령이 본건 물품(명품 가방)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돼 제공된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 자료 역시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건 물품(명품 가방)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제공된 것이라고 해도,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른 처리가 요구될 수 있을 뿐, 대통령을 청탁금지법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명품 가방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애초부터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금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권익위는 이번 결정이 '공직자 배우자는 금품을 받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승윤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 없는 경우'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며 "공직자 배우자도 고유의 사회적·경제적 관계에 따른 사적 모임이나 친분 관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공직자 직무와 관련 없는 배우자의 일상생활까지 규율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탁금지법이 공직자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수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음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위원회(이하 전원위)를 열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의결서와 관련 회의록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