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금융이야기] "지갑 없는 세상 올까"…간편결제 급성장에 카드사도 'QR결제 가속'
2024-07-09 07:00
글로벌 표준 EMV QR코드 기반 공통규격 마련
실물카드 점유율 매년 감소…QR결제 강화
실물카드 점유율 매년 감소…QR결제 강화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며 ‘현금 없는 세상’을 넘어 ‘지갑 없는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간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주연으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왔지만,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조연에 그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QR(Quick Response)결제 공통규격을 만드는 등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들은 각 사의 QR결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공통규격을 마련했다. 우리·NH농협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가 공통 QR결제 서비스를 즉시 시작한다. 현재는 하나로마트‧이케아‧이디야‧매머드커피‧메가MGC커피 등 5개 가맹점에서 공통 QR결제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구축한 공통규격은 EMV QR코드 기반이다. QR코드는 다양한 규격이 존재하는데, 이번에 도입한 EMV는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카드의 앞 글자를 딴 코드로 글로벌 표준으로 꼽힌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규격이기에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결제도 앞으로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소형카메라 등이 설치된 신형 단말기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도입 가능해, 소형 가맹점에서도 대부분 QR결제가 가능하다”며 “공통규격이 도입된 만큼 해당 규격을 업데이트하기만 하면 돼, 카드사 QR코드 결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QR결제를 강화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오프라인 결제 중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38.6%에 불과했던 모바일 기기 결제 비중은 2020년 44.1%로 뛰어올랐고, 지난해에는 50.5%를 기록했다. 실물카드 결제 비중(49.5%)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모바일 기기 결제는 대부분 간편결제로 진행된다.
간편결제업체들 또한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뒤 오프라인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 앱으로 1000원 이상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처음 결제하면 1000원을 카카오페이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첫 결제가 아닐 때도 오프라인 결제 시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카카오페이포인트로 주는 환급 혜택도 8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네이버페이도 네이버페이 포인트·머니로 현장결제 시 포인트 스탬프를 주는 혜택을 새롭게 추가했다.
한편 QR코드는 사각형 패턴으로 구성된 2차원 형태 바코드로, 1994년 일본의 덴소사에서 개발했다. 이용자가 QR코드를 생성하는 CPM(Customer Present Mode) 방식과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이용자가 스캔하는 MPM(Merchant Present Mode) 방식으로 적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안 등을 이유로 주로 CPM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 QR코드는 위변조 이용 등에 대한 자체 보안장치가 미흡하다”며 “이번에 만들어진 공통QR 규격은 짧은 시간만 유효하게 하는 등 자체 보안장치를 갖춰 취약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