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잇(IT)스토리] 올 하반기 ICT 주요 이슈 톱3는

2024-07-05 06:00
삼성전자·애플, AI폰 시장서 격돌
정부,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 추진
티빙·웨이브 합병 막바지 절차 돌입

올해 하반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부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탄생도 예고된다. 
 
갤럭시vs아이폰 'AI폰 전쟁' 본격 시작된다
삼성전자, 전세계 랜드마크서 갤럭시 언팩 옥외 광고. 사진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갤럭시 언팩 2024' 디지털 옥외 광고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AI폰 초기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으나 애플이 최근 AI 전략을 내놓으면서 하반기 AI폰 전쟁이 본격화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두 번째 AI폰인 갤럭시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뒤이어 애플은 오는 9월 AI가 탑재된 아이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하고 AI를 탑재한 갤럭시 Z플립6·폴드6를 공개한다. 이는 올 초 출시한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은 두 번째 AI스마트폰이다. 이번 언팩 주제도 '갤럭시 AI가 여기에 있다(Galaxy AI is Here)'인 만큼 신제품의 AI 성능을 강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 번째 AI폰인 S24시리즈에는 갤럭시 AI(삼성 가우스)가 탑재됐다. 실시간 통역과 화면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면 빠르게 검색이 가능한 '서클 투 서치' 기능을 제공한다. 이밖에 △복잡한 글을 간략하고 쉽게 정리해주는 '노트 어시스트' △사진의 피사체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 등 여러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 행사에서 생성형 AI를 접목한 최초의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Z폴드6·플립6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도 AI폰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지난달 개최한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24'에서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양한 AI 기능을 지원한다. 텍스트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가장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례로 아이패드 OS에서 애플 펜슬로 계산식을 넣으면 AI가 알아서 계산해 준다. 이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고 글을 토대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등 생성 AI 기능이 대거 탑재된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대폭 적용할 방침이다.

애플은 오픈AI를 비롯해 메타(옛 페이스북) 등 여러 AI 업체와 파트너 협력을 확대한다. 이용자들이 자체 AI시스템은 물론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서 애플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음성비서 서비스인 '시리'에 챗GPT를 접목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부터 시리에 가장 최신 버전인 챗GPT-4o(포오)를 탑재하고 사람과 대화하듯 더 자연스러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단순한 명령-응답 체계를 넘어 시리가 명령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화면을 인식할 수 있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등 통신비 절감 추진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를 비롯해 알뜰폰 사업자의 이동통신 3사에 대한 망 사용료(도매대가) 인하를 추진하는 등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강화한다. 

정부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알뜰폰 정책 주무부처인 과학정통부는 그동안 도매제공 의무제도을 통해 중소 알뜰폰업체와 도매제공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 간 협상을 대신해 왔다

올해는 도매대가 인하 폭이 직전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협상에 대신 나서는 마지막 해인 데다 제4이통사 추진이 무산되고, 전환지원금 도입 효과도 미미해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선 알뜰폰 사업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알뜰폰업계는 그동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도매대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5G 도매대가율은 60% 수준인데, 4세대(4G·LTE) 도매대가(40~5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뜰폰 LTE 가입자 비중이 94%를 넘어섰지만 수익성이 높은 5G 가입자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지난 21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던 단통법 폐지도 재추진한다. 현재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에 단통법 폐지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단통법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를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 상한액과 공시지원금의 최대 15%가량 지급이 가능했던 추가지원금 제한이 사라진다. 이통 3사 간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해 이용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거대 토종 OTT 탄생 임박"…티빙·웨이브 막바지 협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에 맞서는 국내 최대 규모 OTT 사업자 탄생이 임박했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고, 하반기 중에는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본계약 체결 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아있어 내년 초에나 합병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최근 걸림돌이었던 주요 쟁점이 해결되면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쟁점은 '양사 합병비율'과 '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분담'이었다. 티빙이 합병 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합의됐으나 양사 주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있어 합의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합병 비율에 대한 합의안을 찾았고, CB 상환과 관련해서도 티빙 측이 일부 분담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티빙 일부 주주들과 세부 사항 조율이 진행 중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넷플릭스 독주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활성이용자 수, 사용시간 등에서 넷플릭스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최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 5월 평균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90만명으로 지난 1월에 비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23.4%), 쿠팡플레이(-22.7%)와 달리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웨이브도 월평균 사용시간에서 넷플릭스를 제쳤다. 웨이브는 올해 1분기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시청시간)이 가장 높은 OTT로 지난 1~3월 평균 628.5분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티빙(507.5분) △넷플릭스(458.5분) △쿠팡플레이(184.4분) △디즈니플러스(160.3분) 순이었다.

티빙과 웨이브의 단순 합산 점유율은 34%로 넷플릭스(35%)와 1%포인트(p) 차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의 OTT 앱 트랜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티빙 점유율은 21%, 웨이브는 1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