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원희룡·나경원, 4월 총선 참패 책임론 설전

2024-07-04 15:58
與 전당대회 선거인단 84.3만명 '역대 최대'...영남 40%·수도권 37%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 국민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 한동훈·원희룡·나경원 후보가 4일 4월 총선 참패 책임론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1강이 1중으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한동훈 때리기에 가세했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를 향해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더라면 이런 참패는 없었을 거라 자신한다"며 "불과 두 달여 전 크게 실패한 사람에게 대표를 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인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에서는 현 정당의 시스템 상에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모든 표를 받은 것"이라며 "나경원·원희룡 후보 역시 전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윤상현 후보는 인천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면서 자신을 향한 총선 패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어 패배한 원 후보도 한 후보의 '실패'를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일침했다. 또한 그는 "원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우리 당은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에 갇혔을 것"이라며 "원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한 후보의 '비윤(윤석열) 행보'를 경계하면서 "한 후보가 정말로 국민의힘을 사랑한다면 솔로몬의 지혜에 나오는 진짜 엄마처럼 당대표직을 양보해야 한다"며 "만약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 원 후보도 물러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역대 최대규모인 84만3292명으로 확정됐다. 권역별 선거인단은 영남권이 40%로 가장 많고, 수도권은 37%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15%, 60대가 30.8%, 50대 24.7%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남 지역 60대 유권자가 차기 대표 선출의 '키'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1강2중 체제에서 2강1중 체제로 바뀌면서 1강이 1중으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온 한 후보에 견제구를 던졌다.

홍 시장은 "정권과 동행을 거부하는 후보는 퇴출하자는 급격한 기류가 전당대회 흐름을 바뀌게 하고 있다"며 "경륜 있고 정치를 아는 사람이 난국을 이끌어야 하고, 총선 참패 주범들은 이제 자숙하라는 게 대세"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