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에 큰돈 쓰는 카드사…'해고·명예퇴직'에 백억 단위 지출

2024-07-04 15:30
젊은 조직으로 개편·비용절감 장점
올해 초 현대카·우리카드 희망퇴직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이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에 100억원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등 조직 개편을 위해 큰돈을 쓰고 있다. 인력구조를 조정해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하자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라는 의견 또한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항목 중 해고·명예퇴직비용으로 115억3200만원을 지출했다. 현대카드가 올해 초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발생한 비용이다. 해당 금액은 현대카드가 지금껏 분기별로 지출한 해고·명예퇴직 비용 중 가장 큰 금액이며 희망퇴직자가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115억원에는 희망퇴직자에게 지급한 금액과 임원 퇴직에 들어간 비용 등이 포함됐다”며 “희망퇴직은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인력구조 개선 목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연령 직원들에게는 조기에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신규 직원 채용 여력을 늘려 조직에 활력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또한 올해 초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나 금감원 통계에는 아직 해고·명퇴비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비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국민카드가 해고·명예퇴직 비용으로 207억원가량을 지출했다. 국민카드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대상으로 지출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금액 또한 국민카드가 지출한 분기별 해고·명예퇴직 비용 중 최대 규모며, 임금피크제 연령에 달한 직원들 중 다수가 돈을 받고 퇴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하나카드 또한 1분기 20억원가량을 임금피크제 비용으로 지출했다. 롯데‧비씨‧삼성‧신한카드 등은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해고·명예퇴직 비용 지출이 없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조달 비용 상승과 낮은 가맹점 수수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카드사들이 비용을 줄이고 있고, 구조조정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임금을 받는 고연차 직원을 줄이면 새로운 직원을 추가 고용하더라도 전체적인 인건비는 줄어든다.
 
아울러 카드사 조직 개편은 청년 채용 규모를 늘려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사업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라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젊은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