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무장관 "양국 통화가치 하락 우려"…통화스와프 중요성 공감

2024-06-25 16:45
8년 만에 한국에서 한일 재무장관회의
韓 정부 WGBI 편입 노력에 양국 '환영'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한·일 재무장관이 양국 통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변동성 확대 시 공동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재개된 통화스와프의 중요성에도 공감을 표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하고 양국 경제 상황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양자·다자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의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열렸으며 국내에서 개최된 것은 8년 만이다.

양국 경제 수장은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DC에서 만나 양국 통화의 가치 하락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양국 통화가치 하락세가 재연되자 또다시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날 채택한 공동보도문에는 "지정학적 갈등 지속, 주요 교역 파트너의 성장 둔화 가능성, 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다"며 "특히 양국 통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경제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감을 가지고 민첩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투자 증진 의지도 내비쳤다. 일본 측은 외국인 국채 투자 접근성 개선을 통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 측 노력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양국 경제 장관은 지난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후 역내 금융 안전망이 강화됐다고 평가하며 "양국 간 금융 협력을 유지하고 향후 협력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제3국 공동 진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재무당국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관급 회의를 매년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재무장관 회의는 내년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은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속담처럼 더욱더 가까운 이웃이 됐다"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된 만큼 협력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