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입법청문회' 아팠나...與 "국회에서 싸우겠다"

2024-06-24 15:34
민주당, '김건희 특검 입법청문회'도 추진...여당, 이번에는 적극 방어 나설 듯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4일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 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고 상임위원회 활동 전면 '보이콧'도 해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서는 '채상병 특검 입법청문회' 학습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외교통일·국방·기획재정·정무·여성가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 등 상임위원장 7자리를 수용하고 국회 정상화를 서두르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 "저도 작금의 상황에 분하고 원통하다. 저 역시 누구보다도 싸우고 싶은 심경"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장악한 법사위, 과방위 등 11개 상임위가 무소불위로 민주당 입맛대로 운영되는 걸 보면서 나머지 7개 역시 정쟁으로만 이용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1일 민주당 등 야권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개최한 '채상병특검 입법 청문회'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당시 청문회에는 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출석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증인 선서를 하고 "절차대로, 법대로, 규정대로 진행하면 될 일인데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 모든 것이 꼬이고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말하며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을 주장했다.
 
반면 이 전 장관과 임 전 사단장, 이 전 비서관은 증인 선서를 거부했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공세에 직면했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 개입 가능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이 입법 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를 1차적으로 막고, 이 전 장관 등을 옹호해야 했다"면서 "논쟁으로 끌고 가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의구심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김건희 특검법'도 법사위 입법청문회를 추진해 입법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법사위 복귀가 예정되면서 이번에는 여야 간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을 "충정 어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 민생을 위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자세로 일하겠다'는 추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충정 어린 결단으로 국회 원구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을 위해 협치하라는 총선 민심을 받드는 22대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