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골프 모임' 밀양 가해자, 20년 지나 자필로 공개 사과
2024-06-20 17:37
20년 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이 자신의 신상을 공개했던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최근 한 유투버의 채널에는 '밀양 가해자 박OO 최초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에 따르면 밀양 사건의 가해자 박모씨는 2장 분량의 자필 사과 편지를 보내왔다.
박씨는 편지를 통해 "무슨 말을 해도 공분을 살 것 같아 두렵고 후회스럽다.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특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피해자와 합의가 돼 소년재판으로 넘어가면서 1호, 3호 처분을 받고 사회봉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차라리 그때 처벌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과했다면 피해자분과 국민들의 분노가 조금이나마 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앞서 해당 유튜버는 박씨에 대해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또래끼리 골프 모임도 하고 있다"는 근황을 폭로한 바 있다.
이어 박씨는 "평생 외식 한 번 안 해보고 농사만 지으시다 암 수술하신 부모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면서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또 사죄하며 살겠다"고 고백했다.
박씨는 해당 유튜버에게 또 다른 메일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살아가면서 조금씩이나마 피해자분 몰래라도 합의금 명목 삼아 후원하겠다"며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정 후원'으로 200만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메일에 첨부했다.
이같은 사과 편지를 공개한 유튜버는 가해자의 메일을 받고 많은 고민이 들었다면서 사적 제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의견을 덧붙였다.
유튜버는 "20년 전 아이들이었던 가해자와 피해자, 국민이 지금 어른이 돼 뒤엉켜 싸우고 있는데, 당시 솜방망이 처벌을 주도한 경찰과 검찰, 재판부는 뒷짐 지고 싸움 구경 중"이라며 "당신들이 진정한 어른이라면 책임을 져 달라. 소년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