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스피 2800이 불편한 이유
2024-06-21 06:00
코스피가 2800선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올해는 미국 엔비디아를 필두로 인공지능(AI)·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금리인하까지 예상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장밋빛 전망은 유효하다.
코스피의 고공행진이 별탈 없이 계속된다면 좋겠지만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나 글로벌 정세는 녹록지 않아보인다.
우선 우리나라 증시에 큰 영향을 줬던 미국 시장이 추세적인 상승이 아니라 일부 종목이 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다우존스, 나스닥, S&P500이다.
증권가도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황 보고서를 통해 실물경제를 상징하는 다우 운송지수나 러셀2000 중소형지수는 크게 부진하고, S&P500에서도 일부 초대형 기술주를 제외한 지수가 정체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또한 단기적인 매크로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고점에 다다랐다며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고물가와 고금리뿐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빚투와 반대매매가 늘어난 요인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에 가까운 투자성향을 꼽았다. 특정 테마 또는 급상승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주로 하락장일 때 발생한다. 하지만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변동성이 심한 단기성 테마주에 투자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전체적인 시장상황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흐름은 아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하반기 낙관론이 사상누각이 되지 않으려면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고, 장기적인 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 속에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