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인데 이웃동에 시야 가려" 조망권 침해 주장할 수 있을까?
2024-06-17 11:04
분양가가 20억원을 웃도는 펜트하우스의 소유주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이웃 동 일반 층보다 높이가 낮아 조망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조합과 시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희소성과 사생활 보호, 우수한 상품성 등이 장점인 펜트하우스의 가치에 부합하는 조망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일각에서는 법적 분쟁 여부를 떠나 이 같은 갈등이 펜트하우스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와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소유주인 A씨는 조망권 침해를 호소하며 시공사와 조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이다.
A씨는 “애초에 조망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위치에 펜트하우스를 억지로 만든 셈"이라며 “이웃 동에 시야가 막힌 탓에 임차인을 구하기도 어려워 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설계대로 건물을 지어야 하는 만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 측 역시 “당시 서울시로부터 설계 도면 등을 모두 승인받은 사항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갈등이 ‘펜트하우스’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합과 시공사가 펜트하우스를 두고 '아파트 최상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 공간’이라고 사전적 정의를 내리는 것과 달리, 수십억원의 거액을 지불한 펜트하우스 수분양자들의 경우 조망 등 모든 면에서도 단지 내 최고급일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 주거공간을 표방하는 펜트하우스가 단지 내 일반가구보다 조망이 안 좋다는 데 대한 소유주의 불만에 대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없지 않다"며 "하이엔드나 펜트하우스 등의 단어가 마케팅 수단으로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마찰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