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코프로머티 외인 지분율 0%, 왜?..."살 때는 기관, 팔 때는 외인"
2024-06-13 14:56
상장 당시 24.7% 보유한 BRV 기관투자자로 분류했지만 매도할 때는 외인 매도로 처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외국인 지분율이 0%가 됐다. 외인들은 단 1주도 보유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취재 결과 주요 주주가 지분을 살 때는 기관, 매도할 때는 외국인 투자자로 분류되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순보유잔고수량이 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산 오류가 아니겠느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지난달 23일 BRV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3.46%(220만주, 2046억원)를 매도했다.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을 사거나 팔아도 지분율은 0%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네이버 증권, 각 증권사 HTS·MTS 등 어디에서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 현황을 알 수 없게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바이오 전문기업 에스티팜의 외국인지분율이 0%로 표시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두 떠난 것으로 오해한 개인투자자들의 문의가 계속되자 에스티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주요 기관투자자의 보유 지분만은 5.26%이며, 그간 외국인지분율을 정확히 알리고자 고민했지만 주주에 대한 정보를 함부로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 이전에 투자할 때 증권신고서에 모든 외국인, 기관 지분을 명시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 부분을 수정해 모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외국인, 기관 투자 현황을 투자자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