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9일 범의료계 투쟁의 명목으로 집단 휴진(총파업)을 발표한다. 오는 20일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휴진엔 의과대학 교수단체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의료현장의 혼란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대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지난 4~7일 진행된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의협은 이번 투표에서 회원들에게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 등 2가지를 물었다. 전체 투표 인원 12만9200명 중 7만800명(54.8%)이 투표했다.

의협이 이미 집단 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만큼 투표자 과반이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집단 휴진 시작일로는 20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이 집단휴진에 돌입하면 이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2014년 원격진료 반대, 2020년 의대증원 반대에 이은 4번째 집단행동이 된다. 의협 측은 이번 투표가 역대 투표 중 가장 투표율이 높다면서 회원들의 투쟁 열의가 높다고 강조했다.

그간 집단행동과는 달리 이번엔 의대 교수 단체들이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미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병원 4곳에서 휴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의대교수비대위(전의비)도 지난 7일 총회를 열고 "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뜻을 함께한다"며 "의협의 집단행동 방침에 따를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의료 인력 확충, 지역 의료 강화,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의료 개혁 과제의 세부 추진계획을 내놓으며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