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원 구성 합의 사실상 무산...민주, 상임위 단독 배분 가능성

2024-06-07 15:07
국민의힘, 양당 회동·상임위 명단 제출 거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7일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배분안을 처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은 이날 회동 제안에 응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저희가 읽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정시한인 이날 자정까지 국회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는 우 의장의 요구도 거부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의원 총회를 통해 원 구성 대응 방안에 대해 총의를 모으고 회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법정 시한인) 오늘 자정까지는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며 "일단 기다려보고 또 법대로 원 구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여야는 주말 휴일에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는 있지만, 이견이 커 사실상 합의에 이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등 3개 상임위를 포함해 21대 후반기 때 맡았던 7개 상임위원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법사·운영·과방위를 포함한 최소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표결로 가져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11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갈 경우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은 21대 국회 전반기 때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당시 민주당은 원 구성 합의가 지속적으로 지연되자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석권했다. 

일각에선 일종의 타개책으로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하고,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여당이 가져오는 형식의 합의 안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자당 내 특위를 만들어 민생을 챙기겠다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책위 산하에 15개 특위를 공식 구성했다. 기존에 계획을 밝힌 14개 외에 문화체육특위를 더한 것이다. 문화체육특위 위원장에는 김희정 의원이 임명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원 구성 협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 여당은 민생을 하루라도 포기할 수 없다"며 "민생 논의를 계속하고 당정이 중요 정책을 협의하기 위해 특위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정시한을 앞두고 22대 국회 원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데 유감을 표한다. 마지막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