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블루오션 아프리카] 美·佛 아프리카 유학 외교에 총력...뒤늦은 韓, 中에 학생들 뺏긴다

2024-06-03 00:00

등교 중인 흑인 학생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등교육을 원하는 아프리카 학생들이 중국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프랑스, 영국, 미국 등 국가들이 유학 외교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이권을 독점하다시피 했으나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중국을 찾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도 2010년부터 아프리카 유학생들을 본격 유치하면서 외교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 더 파이(THE PIE)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나이지리아 대학생 6959명이 중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는 해당 연도 나이지리아 전체 유학생 중 46%에 달한다.
 
중국이 아프리카 유학생들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중국을 찾는 아프리카 학생 수도 2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하라사막 남부인 세네갈,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경제 개발 잠재력이 높은 국가 학생들이 중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자국을 찾는 아프리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졸업 후 취업 연계 등 다양한 사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이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 외교력 강화가 원인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정부 고위직 등을 맡으면서 중국과 외교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이 유학 외교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 내 코발트 채굴권 취득 등 다양한 현안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은 중국보다도 한발 앞서 아프리카와 인적 교류를 강화했다.
 
프랑스는 서부 아프리카라고 불리는 사하라사막 남쪽 국가 학생 중 14%를 수용했다. 학생 약 9만2000명이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역시 유학 외교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2020년 기준 아프리카 학생 4만1700여 명이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
 
프랑스는 이 유학 외교를 통해 자국 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다양한 산업군에 아프리카 학생들을 투입할 수 있었으며, 세네갈 등 일부 국가에는 자국 군대를 파견해 정치, 사회, 경제 전 분야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역시 다양한 자원 외교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뒤늦게 유학 외교를 펼친 국가 중 하나다. 2020년부터 법무부가 아프리카 유학생 총수를 계수하기 시작했으며 2022년 기준으로는 아프리카 학생 3166명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아프리카 유학생 증가율은 32.41% 수준이다. 
 
각종 장학금 제도 운영에도 불구하고 사후처리 제도가 미흡하다고 유학생들은 지적한다.
 
울산대에서 유학생활을 한 세네갈 유학생 르네 텐뎅(Rene Tendeng)은 졸업 후 한국 내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했으나 미흡한 취업 지원 제도 등으로 인해 현재는 프랑스로 재유학을 간 상태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유학을 한 학생과 네트워크 유지 등에서도 중국과 비교해 다소 미흡하다고 아프리카 유학생들은 설명한다.
 
조선대에서 유학생활을 한 가나 학생은 “한국이 중국과 비교해 기술력, 문화, 교육 수준 등이 뒤처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마 중국에서는 공부뿐 아니라 직장 등도 경험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독 한국에서는 대학 이후 직장 생활을 경험하거나 다른 업무를 한 아프리카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