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장사 임원 최고 연봉 절반으로 '뚝'...24년 만에 첫 감소세

2024-05-30 14:53
1위 연봉 164억→80억원으로
임원 평균 최고연봉 3.3%↓
"수익성 둔화 영향"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상장기업의 고위 임원 연봉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임원 연봉 1위의 연봉은 전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임원 연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지난해 A주(중국 본토 증시) 상장기업 고위 임원의 평균 최고 연봉이 전년 대비 3.27%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차이신은 이에 대해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2%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고 짚었다. 

컨설팅기업 룽정이 진행한 이번 조사는 A주 상장기업 5326곳을 대상으로 연봉이 가장 높은 임원 한 명의 연봉을 집계해 평균치를 산출했다.

지난해 중국 상장사 임원 최고 연봉 상위 10개 기업은 우시앱텍(바이오), 마이루이(의료기기), 퉁웨이(태양광 모듈), 이리(유제품), 중위안(해운), PCI(AI), MGI(바이오), 메이화(바이오), 베이진(바이오), 메이디(가전)순이었다.  

우시앱텍의 리거 회장이 연봉 4196만8600위안(약 79억6144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마이루이와 3위 퉁웨이의 최고 연봉은 1위의 60% 수준인 2600만위안대였다.

특히 2023년 1위 연봉은 2022년 1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2년에는 리빈 퉁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상장사 임원 중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당해 리 CEO 연봉은 8652만9100위안이었다.

보고서는 상장사 임원의 평균 최고연봉이 감소세를 보인 데 대해 “지난해 상장사 순이익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면서 “수익성 둔화가 기업 보상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직급별 연봉을 보면, 회장 131만7000위안, CEO 133만7600위안, 부사장 117만4000위안, 최고재무관리자(CFO) 79만5100위안, 최고운영책임자(COO) 75만3600위안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32%, 3.46%, 3.82%, 0.87%, 1.12% 감소했다.

거래소 별로 보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 상장사 임원의 연봉이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임원의 연봉보다 높았다. 이는 기술 기업의 보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지난해 임원 최고 연봉 1위를 기록한 우시앱텍은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시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0% 가까이 고꾸라졌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선정하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으로, 거래 제한 기업에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우시앱텍의 미국 고객 매출은 전체 매출의 6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