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 이제 PC로 확대…"컴퓨터가 마음 읽는 시대"

2024-05-21 17:01
MS, PC 시장 탈환 의지 "애플 맥북 능가"
"커피컵 들고있던 영상통화 찾아줘"…AI가 모든것 '스캔'
AI PC가 표준…노트북 구매 욕구 자극하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경쟁 무대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으로 확대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기능이 대거 탑재된 '코파일럿+(플러스) PC’를 공개하며, 애플 맥북에 빼앗겼던 PC 시장 왕좌를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일로였던 PC 시장에 AI PC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커피컵 들고 있던 영통 찾아줘”…AI PC가 모든 것 기억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AI 경쟁이 PC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S는 이날 생성형 AI 구동에 최적화된 고성능 PC인 ‘코파일럿+ PC’를 공개하고, 애플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맥 시리즈가 혁신적이라면서도 “우리는 그들(애플)을 능가할 것이다. (우린) 드디어 매우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게 됐다”고 자신했다. 애플이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WWDC’에서 AI 기능을 대거 접목한 노트북과 아이폰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서 AI PC를 대중에 공개한 것이다.
 
코파일럿+ PC는 외부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와 연결하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AI 시스템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외신은 MS가 이날 처음으로 선보인 ‘리콜(Recall)’이란 기능에 주목했다. 이용자는 리콜을 통해 자연어로 파일 검색 등을 PC에 명령할 수 있다. 예컨대 이용자가 “최근에 조와 함께한 영상통화를 찾아줘. 조는 그때 ‘아이러브 뉴욕’ 커피 컵을 들고 있었어”라고 명령하면, 리콜은 해당 파일을 바로 찾는다.
 
AI 시스템이 이용자가 노트북에서 수행한 모든 작업을 끊임없이 스캔하고 있기 때문에 리콜 기능이 가능하다고 MS는 설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컴퓨터가 우리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의 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새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MS의 컴퓨터 마케팅 임원인 매트 바로우는 “이 PC는 내가 잊어버린 것들을 기억한다”고 자신했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MS는 리콜 기능에 사용된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트북에만 저장될 뿐 MS 서버로 재전송되거나 AI 훈련 등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는 특정 웹사이트 방문이나 금융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리콜 시스템과 공유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아울러 코파일럿+ PC는 노트북 화면을 통해 스트리밍되는 모든 영상에 대한 실시간 번역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노트북 배터리 수명도 대폭 늘렸다. 통상 AI 기능을 작동할 경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새 PC에는 퀄컴 칩이 탑재됐다. 또한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삼성전자 등은 이날 20여 종의 '코파일럿+ PC'를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6월 18일부터 공식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AI PC가 표준될 것”…노트북 구매욕구 자극하나 
전문가들은 AI PC가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때 컴퓨터에 저장했던 음악, 사진 등 수많은 파일이 이제는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아이클라우드 등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소비자들이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기능인 AI PC 등장은 소비자들의 노트북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델 역시 AI PC 시장을 주목했다. 이날 퀄컴 칩 기반 PC 제품군을 공개한 델은 하반기에 엔비디아의 첨단 칩이 탑재된 신형 서버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델 델 CEO는 “내년에 (AI PC가)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델과의 협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 CEO는 델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과 조직이 자체 "AI 공장들"(AI factories)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