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건설산업 혁신의 최우선 과제는 '이미지 개선'
2024-05-14 06:00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건설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저성장 경제 속에서 고물가·고금리로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못하고 있다. 건설산업 내적으로도 건설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하여 건설생산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생산성 저하 속에 건설인력 수급에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 건설산업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건설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 건설산업 정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건설산업의 어려움은 실질적으로 최근 국내외 경제 영향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계속 발생하고 있는 건설안전 사고와 공동주택 하자 문제, 시공관리 부실 등 품질상 문제 등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실제로 2020년 이후 하자분쟁 건수는 급증해 현재 연평균 4000여 건에 이르고 있으며, 소송으로 이어지는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등 건설시설물과 관련된 소송비용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공동주택 품질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이러한 청년층 인력 부족은 건설산업 전체적인 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기업 중 89%가 기술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고령화와 인력 수급의 어려움은 단순히 인력 부족 문제에 그치지 않고, 건설현장의 생산성 저하와 품질·안전상 문제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또다시 추가적인 인력의 수요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 중 88.7%가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건설산업이 그동안 기술적으로나 산업 성숙도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시공' '부정부패' '낙후산업' 등 부정적 키워드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향후 건설산업의 이미지 개선 방향을 잘 보여준다. 즉 건설산업 내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 확산과 정책·제도의 신뢰성 제고, 그리고 효율성과 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산업 혁신을 통해서만이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은 시간을 갖고 긴 호흡으로 지속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건설산업이 수출, 고용 등 국민경제적으로 갖는 산업의 중요성과 성과를 적극 홍보하는 것과 함께 과거의 전통적이고 낙후된 산업이 아닌 지속적으로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여 변화하고 혁신을 도모하는 새로운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과 관련해 정부와 건설업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에 있어선 보다 근본적이고 진정성 있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겉모습만을 바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내부의 본질적인 속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