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합산 영업익 1조원대 회복했지만…성장성 둔화는 지속
2024-05-11 05:00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259억원으로 1조원 이상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4분기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저하되면서 합산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넘지 못했으나, 이번에 3사 모두 전 분기 대비 나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3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SKT는 1분기 매출 4조4746억원, 영업이익 49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 대비 67.8%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는 0.8% 오르는 데 그쳤다.
KT는 매출 6조654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4.2%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인 단말기 회계처리 비용 500억원이 반영됐음을 감안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09억원으로 15.1%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이처럼 3사 모두 뚜렷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다. 3사 모두 지난 1분기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이 1%대에 그친다. SKT 1.4%, KT 1.9%, LG유플러스 1.3%다. SKT와 KT의 경우 이동통신 매출 성장률이 전체 매출 성장률 대비 낮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비중 자체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가 기존 대비 둔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번호이동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전환지원금 부담이 있는 데다가, 5G 저가요금제 비중도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는 이미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이 때문에 이통 3사는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탈통신'을 외치며 이동통신 이외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올해 1분기 이통 3사가 그래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다시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B2B 등 비통신 사업 영역에서의 성장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SKT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 1분기 4154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가 성장을 견인한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SKT의 데이터센터 매출 역시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하며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KT의 기업서비스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8950억원이었다. B2B 대형 수주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했고, AX(AI 전환)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면서다. 자회사인 KT클라우드도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7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LG유플러스의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4050억원으로 성장을 이뤘다. 이 중 1분기 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한 355억원이었고, AICC(인공지능컨택센터) 등 솔루션 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19.8% 늘어난 1220억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통 3사는 B2B 중에서도 특히 AI에 사활을 걸었다. 이통 3사는 이미 저마다 'AI 컴퍼니'를 선언하며 AI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연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SKT는 자사의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 속도를 높여 올해 AI 인프라와 AI 전환, AI 서비스 등 연관 사업 영역의 구체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한다. 연초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는 관련 인력 1000여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고, 기업서비스 부문에서 AI를 접목해 추가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 역시 통신과 신사업 등 전 사업 영역에서 AI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