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신설비 설치장소 임차료 담합한 이통 3사·SK오앤에스에 과징금 200억

2024-01-25 12:00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K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사와 SK오앤에스가 중계기, 기지국 등 이동통신 설비 설치장소의 임차료를 담합해 과징금 200억원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파트, 건물 옥상 등 이동통신 설비 설치 장소의 임차료를 담합한 SK텔레콤과 KT, LU유플러스와 SK오앤에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200억원을 부과한다고 25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KT가 86억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유플러스(58억700만원), SK오앤에스(41억3500만원), SK텔레콤(14억2800만원) 순으로 과징금이 부과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 이동통신사는 아파트·건물의 옥상이나 소규모 토지를 임차해 중계기 등 통신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와 각 이동통신사간 협상에 의해 임차료가 결정되는데 임차료의 경우 아파트단지의 수입에 포함되어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사용돼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2011년 이후 4G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설비 설치 장소의 경쟁적 임차로 인해 비용이 급증하자 2013년3월부터 2019년6월까지 이동통신 설비 설치 장소 임차비용을 절감하고 전국적인 임차료 인상 추세를 억제하기 위해 협의체를 결성하면서 가격 담합을 했다.

특히 SK텔레콤은 2013년3월부터 2015년3월까지 위반행위를 했고 이후 SK오엔에스가 2015년4월부터 2019년6월까지 위반행위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2013년 3월 체계적으로 공조해 임차비용을 낮추기로 하고 이를 위해 상시협의체 구성, 고액 임대인 공동 대응, 본사 합의사항 지방 전파 등의 시행방안을 결정했다.

계약갱신과 관련해 임차료가 높거나 공동대응의 필요성 있는 국소를 이들 업체 간 합의로 정하고 이를 지역담당자에게 전파해 실행했고 신규 계약할 때도 공통으로 적용할 '지역별 임차료 가이드라인'을 합의했다. 

약 6년 3개월 동안 고액국소 계약건당 평균 연임차료는 2014년 약 558만원에서 2019년 약 464만원으로 94만원 가량 인하됐으며 신규계약의 계약건당 평균 연임차료는 2014년 약 202만원에서 2019년 약 162만원으로 40만원 가량 인하됐다. 연임차료는 통상 계약기간에 관계 없이 연도별로 해당 해의 임차료를 한꺼번에 지급된다. 

오행록 공정위 제조카르텔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아파트 입주민 등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대기업간 구매담합에 대한 적발 사례"라며 "앞으로 국민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기업간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