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해지 잔여금액 꿀꺽한 카카오...공정위 과징금 9800만원

2024-01-21 12:00
카카오의 멜론 음원서비스 관련 거짓·기만행위 제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온라인 음원서비스 업체인 카카오가 정기결제형 음원서비스 이용권을 중도 해지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는 멜론앱, 카카오톡앱 등을 이용해 정기결제형 음악감상전용이용권 등을 판매한 후 소비자가 '일반해지' 외에 이용권 구입금액에서 이미 이용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는 '중도해지'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  

카카오의 음원서비스 이용권은 이용기간과 정기결제 여부에 따라 정기결제형과 기간만료형으로 구분된다. 정기결제형은 이용자가 등록한 결제수단을 통해 월 단위로 이용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되고 이용기간이 자동 갱신되는 방식을, 기간만료형은 이용 가능기간이 만료되면 서비스 이용이 종료되는 방식을 말한다.
 
소비자의 계약해지 유형은 중도해지와 일반해지로 나뉘며 중도해지는 즉시 계약이 해지돼 소비자가 결제한 음원서비스 이용권 금액에서 이용한 일정 금원이 제외되고 나머지는 환급된다. 일반해지의 경우 이용기간 만료 시까지 계약이 유지된 후 종료되며 결제한 음원서비스 이용금액은 환급되지 않는다. 정기결제형 음원서비스 이용권을 구입한 소비자는 계약을 해지할 경우 일반해지나 중도해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계약상 권리가 있다. 이때 중도해지하면 이용권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결제한 이용권 구입금액에서 자신이 이용한 일정 금액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멜론앱, 카카오톡앱, 삼성뮤직앱에서 해지신청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소비자가 해지를 신청할 때 일반해지, 중도해지 여부를 별도 확인하지 않고 일반해지 신청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에게 중도해지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거나 해지신청 과정에서 이들 사이버몰에서는 중도해지를 신청할 수 없으며 중도해지를 신청하려면 PC웹을 이용하거나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카카오의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소비자의 계약해지도 방해될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내 온라인 음원사업자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거래질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위법행위에 대하여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