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택배 업계 흔드는 알리...CJ대한통운, 경쟁 입찰서 승기 잡을까

2024-05-09 15:32
알리 물량 맡을 택배사 선정 결과 이달 전망
알리 물량 얼마나 가져가느냐 따라 실적 영향
업계서는 알리·CJ대한통운 재계약 가능성 무게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커머스(중국+이커머스)를 대표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점유율을 지속해서 늘려가는 가운데 해당 물량을 맡을 택배 업체 선정 결과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입찰 결과는 지난달 발표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계속해서 미뤄지다 달력 한 장을 넘겼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찰 참여 업체들의 조건을 따져가며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택배업계는 이번 입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물량 확보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진행한 한국 통관·배송 업체 선정 경쟁 입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배송 단계는 △중국 현지 집화 △웨이하이항 물류센터 입고 △중국 통관 △한국 통관(평택·인천 등) △국내 배송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한국 통관·국내 배송을 맡길 업체 선정에 나선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택배 계약은 다자 계약 형태다. 지금까지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 물량 80%를 소화했고 나머지 20%는 한진·우체국 등이 처리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수의 계약을 맺고 통관·배송을 맡겨 왔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경쟁 입찰로 바꾸면서 업체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졌다. 택배 업체 전체 매출에서 C커머스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CJ대한통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480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영업이익 2461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오른 수준이다. 또 지난해 4분기 직구발(發) 택배 물량도 전년 대비 약 112% 늘어 2670만 상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C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는 717만5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336만4000명)보다 113% 증가한 셈이다. 또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산 상품 채널 케이베뉴(K-Venue)가 자리를 잡으면 월 800만 상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CJ대한통운 재계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 만큼 배송 서비스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며 "과거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CJ대한통운 서비스를 만족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즉 CJ대한통운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지난해 12월 기자 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을 전략적인 파트너사로 고려했고, 지속해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