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CEO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 위탁 종료 양방향 진행해 갈 것"

2024-05-08 16:42
네이버와 위탁 관계 종료, 자본 움직임은 모회사에 요청
손정의 "매우 강하게 대응하라"고 말해

[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8일 결산설명회에서 총무성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정보 유출 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개인정보 약 51만건이 유출된 후 일본 총무성이 나서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지도를 내린 후 처음으로 라인야후 CEO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가져 갈 인지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위탁 관계 종료가 기본”이라고 반복하면서 “(네이버와는) 사업면에서도 매우 희박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 종료와 자본 재검토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이번 행정지도 내용은 ‘위탁처(네이버)와 자본적인 지배 관계에 있는데 대한 재검토’"라면서 "위탁과 자본관계, 두 가지 해결 방향성이 있다. 우리는 양 방향 모두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인 위탁을 철저히 하고, 자본 움직임은 모회사에 요청하는 양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는 어떤 대화를 하고 있으며 손회장이 얼마나 관련되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손 회장이) 매우 중대한 사태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라는 조언을 했다”면서 “매우 강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데자와 CEO는 또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과반으로 늘리고 경영과 집행 분리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 5일과 지난달 16일 두 차례에 걸쳐 통신의 비밀보호 및 사이버 보안 확보를 위한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일본 정부는 두 차례의 행정지도에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것으로 보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설명회에는 네이버 출신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도 참석했다. 라인야후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중호 대표이사 겸 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CPO 직위는 유지된다.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CPO가 물러남에 따라, 앞으로 라인야후의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