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앞둔 효성, '효성토요타' 가치 청산기업 수준...'더클래스효성' 매각 데자뷰

2024-05-08 06:00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사진=효성그룹]

오늘 7월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앞둔 효성그룹이 일부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순자산만으로 평가되면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기업가치 산정법은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용이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효성토요타 주식 20%(8만주)를 22억2152만원에 지주사 ㈜효성에 매각했다.
 
효성토요타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국내 위탁 판매법인이다. 
 
지분 정리 전까지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각각 20%의 지분을, ㈜효성이 40%를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이번 지분 정리를 통해 ㈜효성의 지분은 60%까지 증가했다.
 
조 회장이 효성에 지분을 매각한 가격으로 효성토요타의 기업가치를 계산하면 111억원 수준이다. 효성토요타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인 108억원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순자산가치만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은 청산을 앞둔 기업에게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효성토요타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한다. 효성토요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28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44% 증가한 15억원으로 집계됐다.

조현준 회장이 효성토요타의 지분을 정리한 배경은 친족 간 계열분리를 위해선 상장사 기준으로 상호 보유지분을 3% 미만(비상장사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현행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조현준 회장의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저평가가 현금확보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조현상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신규 지주법인에 효성토요타를 편입하기가 용이해졌다.
 
일각에서는 그룹 내 다른 외제차 위탁판매 법인이었던 더클래스효성이 시장가치보다 낮게 조현상 부회장의 지배 아래 들어간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효성토요타가 조 부회장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조현상 부회장의 개인 투자법인인 '에이에스씨'(지분율 100%)의 효성토요타 인수설도 나오는 중이다. 이 같은 관측은 더클래스효성이 조현상 부회장에게 넘어간 사례를 근거로 제기됐다.
 
2008년 더클래스효성을 설립한 효성그룹은 2011년 유상증자를 통해 에이에스씨가 지분 31.54%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2015년에는 ㈜효성이 가진 더클래스효성 지분 58.2%가 조현상 부회장에게 440억원에 매각됐다. 2017년에는 에이에스씨가 조 부회장이 가진 더클래스효성 지분 61%를 990억원에 매입하는 셀프 지분 매각 방식을 통해 더클래스효성의 지분 93.04%를 확보했다.
 
조현상 부회장의 투자회사가 조 부회장의 지분을 2년 만에 2배 가까운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더클래스효성이 지난해 기준 순자산은 약 1800억원으로 2017년 774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하는데 사용한 금액은 462억원 수준인 것으로 계산된다. 효성토요타가 더클래스효성과 같은 효성그룹 내 위탁판매 기업인만큼 ㈜효성과 에이에스씨의 지분 거래 가능성이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