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에코프로 "전기차 '캐즘' 여파… 수익성 방어 집중"

2024-05-03 13:44
"2분기까지 실적 부진 지속"
"1.5조 설비투자는 예정대로"

에코프로 [사진=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회사는 제품·고객·영업 등 각 부문의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3일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2분기까지 실적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전방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 둔화는 메탈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원재료비 비율이 증가하면서 전지재료 사업 전체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05억원, 영업손실 29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반토막 났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어닝 쇼크'를 맞은 에코프로는 "현재 고객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변동성을 최소화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원재료비 로스를 최소화하고 제조 경비, 판관비 등 모든 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는 전방산업 부진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품·고객·영업 등 각 부문에 걸쳐 사업 전략 재검토에 나선다. 최근 원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공비, 원재료비, 투자비·생산성 등 3개 분야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향후 2년간 원가 30%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함께 '캐즘' 구간을 단기간에 헤쳐 나가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원가 절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코프로는 이미 수년 전에 리사이클부터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만들어냈고, 현재 이러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버전 2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올해 설비투자(CAPEX)는 예정대로 집행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는 "이중 상당 부분은 상반기 상업 생산 예정인 헝가리 공장 투자에 들어간다"며 "현재 계획된 일정에 차질 없이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제2공장 투자도 동시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부진으로 투자 속도는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 속도 조절과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계획된 투자 규모나 시기에 대해 특별한 조정을 하지 않은 상태고, 전방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이전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고, 현재 해당 주관사와 함께 구체적인 일정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전 상장에 앞서 자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과의 합병을 진행 중이다.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30일이다.

에코프로비엠 측은 "양사 간 발생하는 비용을 감소시키고 국내외 투자에 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규모 흡수합병 방식을 통해 진행하는 만큼 계획된 일정에 특별한 차질은 없을 것이고 합병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전 상장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