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법'에 기대감 높아지지만...잠잠한 분당·일산 집값 "분담금 폭탄 우려"
2024-04-29 16:55
정부가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을 통해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은 잠잠한 분위기다. 높은 공사비로 인한 분담금 부담과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정부 정책을 통한 개발 호재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성남시 분당구에서 '통합재건축 추진설명회'가 열리는 등 1기 신도시(일산·분당·평촌·산본·중동)에서는 통합 재건축 사업 선정 준비를 위한 주민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다.
특별법 시행으로 기대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 예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실거래 가격도 요지부동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산 강촌마을 1단지(강촌동아) 아파트 84㎡은 지난달 19일 6억2000만원(4층)에 매매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6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력이 있다. 재건축 호재에도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주민 동의율 80%를 달성한 분당구 서현동 시범우성 아파트도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시범우성 84㎡은 지난 1월 13억825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이보다 하락한 13억4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정부의 정책 발표에도 시장 가격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데는 분담금 부담과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1기 신도시의 특징 때문으로 관측된다.
분당구 야탑동 B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동네에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살다 보니 재건축에 관심이 별로 없고, 특히 분담금 폭탄 우려 때문에 꺼려하는 분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는 고금리 여파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 탓에 수요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과거 같았으면 이 정도 호재일 경우 매물이 거의 없고 호가가 계속해서 뛰어야 하는데 지금은 공사비 증가 등으로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