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닷컴 버블 재연" VS "실적 탄탄해 상황 다르다"

2024-04-22 06:00
적자 기업들 즐비했던 과거와 달리
AI는 이미 반도체 중심 이익 창출
"미 증시 감속은 건전한 조정 과정 S&P500 5000선 안착 지원군 기대"
시총 30% 차지 M7 실적 발표 주목

[자료= 각 사]

엔비디아 주가 폭락으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다. 과거 '닷컴 버블'처럼 인공지능(AI) 버블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실적 발표를 앞둔 AI 관련 기업들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과거 적자 기업만 즐비했던 닷컴 버블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했지만 AI 반도체 산업 전망이 추세적으로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마이크론, 메타 등 올해 수익률이 40~70%대에 달하는 일부 종목들로 인해 현재 'AI 붐' 붕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며 "미국 증시의 감속은 올해 과속했던 미국 증시가 향후 안전 속도로 달리기 위한 건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AI 열풍을 놓고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문 연구원은 "AI는 이미 반도체, 클라우드 등을 중심으로 이익이 창출되고 있어 적자 기업들이 주류였던 닷컴버블 당시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미국 기술주들은 S&P500지수가 올해 5000시대에 안착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함께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위험이 고조되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대거 조정받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000선이 무너졌다.

시장의 관심은 증시 랠리를 주도한 '매그니피센트7(M7)' 실적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M7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엔비디아·아마존·테슬라를 뜻한다. 테슬라가 23일, 메타가 24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25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실적을 공개한다.

M7이 S&P500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초와 비교해 4배 이상 주가 상승을 이뤘고 아마존은 2배,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도 각각 70%와 60% 이상 상승했다. 미국 증시 상승을 M7이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다시 탄력을 받으려면 주도주가 필요하다"며 "다음 주로 예정된 알파벳·아마존·메타 실적 발표는 시장의 시선을 펀더멘털로 돌려놓고 강세장 재개를 이끌 수 있는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알파벳·아마존·메타 등 기업들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뿐만 아니라 주가도 신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70개 넘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 산업 중에서 아마존이 속한 브로드라인 유통이 직전 3개월간 이익 모멘텀 수위를 차지하고 알파벳·메타가 속한 양방향 미디어는 3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호실적은 향후 반도체와 AI의 실적 성장 연속성을 보증하기도 한다"며 "이들의 실적에 많은 게 걸려 있고 1분기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고 있기에 어닝 서프라이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는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 메타, 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 향후 국내 AI와 반도체 섹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ASML과 TSMC 실적에 따라 지수 움직임이 엇갈린 것처럼 실적 예상치 부합과 가이던스 상향 확인 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