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서도 소외된 노도강... 영끌족들 속 탄다

2024-04-21 16:08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4주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이 같은 반등 장세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모습이다. 신생아특레대출과 재건축·재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대출금리에 민감한 ‘영끌족’ 매수가 많았던 노도강 지역의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3%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락을 기록한 곳은 노원구(-0.01%)와 도봉구(-0.03%), 강북구(-0.01%) 외에 종로구(-0.02%)뿐이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해 11월부터 24주 연속, 도봉구는 22주째 하락세다.

실거래가에서도 하락세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쌍문동 '쌍문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15일 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같은 면적 거래가(6억8800만원)와 비교하면 2개월 만에 만에 8800만원이 하락한 금액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전용면적 41㎡도 지난달 직전 거래 대비 1억원이 하락한 2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노도강이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고금리 여파와 집값 추가 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노도강 지역은 서울 내에서 집값이 가장 늦게 오르고, 빨리 내려가는 곳"이라며 "신생아 특례대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집값 반등 기대감이 커졌으나 공사비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노도강 지역 아파트가 당분간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등 고금리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대출금리에 민감한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인 만큼 급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고금리,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분담금 이슈로 인해 실수요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영끌 매수가 많았던 지역인 만큼 원리금 상환 등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등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여전하고 서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단지 지역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