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패키징 기술, 반도체 패권경쟁 핵심"

2024-04-11 12:10
'P&T 담당' 최우진 부사장 인터뷰
AI혁신 위한 '시그니처 메모리' 전략 제시

최우진 SK하이닉스 P&T담당 부사장.[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P&T(Package & Test) 조직의 수장으로 부임한 최우진 부사장이 자사 기술의 우위를 증명해 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11일 최 부사장은 자사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P&T 기술 혁신은 반도체 패권 경쟁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고성능 칩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첨단 패키징 기술로 최고 성능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연구 개발에 매진하며,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AI 메모리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 P&T는 반도체 후공정을 맡은 조직으로, 팹에서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가져와 제품 형태로 패키징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동작하는지 테스트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패키징은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차별화된 제품 성능을 구현하는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수직관통전극(TSV), MR-MUF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은 SK하이닉스 HBM에 핵심 기술로 적용되고 있다.

최 부사장은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 축인 AI 메모리를 혁신하기 위해 '시그니처 메모리' 개발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최 부사장은 "AI 시대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다양한 기능, 크기, 형태, 전력 효율 등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HBM 성능의 키 역할을 하는 TSV, MR-MUF 등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메모리-비메모리 등 이종 간 결합을 도와 새로운 유형의 반도체 개발에 기여하게 될 칩렛, 하이브리드 본딩 등 다양한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2020년 HBM3의 열 방출 솔루션 개발에 도전해 성공함으로써 제품 성능 향상에 기여했고, 지난해는 재료비, 경비 등 원가 절감을 이뤄내 다운턴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또 챗GPT 열풍으로 늘어나는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생산 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AI 메모리 선도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지난해 AI 메모리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재빨리 TSV 패키징 라인을 활용해 DDR5 D램 기반의 서버향 3DS 모듈 제품을 추가 투자 없이 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또 최 부사장은 최근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생산시설 건립 계획 수립 과정에서 팹 구축 및 운영 전략을 짜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패키징 공장은 본사에서 전공정을 마친 HBM 웨이퍼를 가져와 완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기업과 활발한 개발 협력을 이어가는 공간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최 부사장은 "현재 팹 설계와 양산 시스템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R&D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회사의 AI 메모리 기술 및 비즈니스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