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고수익 베팅하는 서학개미들… "ETF서 올해는 개별종목으로 이동"

2024-04-09 06:00
작년 미국 국채 3배 ETF 집중
올 들어 테슬라·엔비디아 몰려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ETF 위주의 투자를 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이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접근 방식이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초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면 올해 들어 개별 종목 위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안정성보다 위험하더라도 고수익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9억206만 달러(약 1조2209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어 미국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각각 8억5510만 달러(약 1조1572억원), 5억2148만 달러(약 7057억1582만원) 등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4위를 제외한 1~5위 모두 개별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은 3배 레버리지를 필두로 한 초고위험 상품과 ETF에 자금을 집중했다. 순매수 1위 종목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 가격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이하 TMF)'로 11억1412억 달러(약 1조5077억원) 규모에 달했다. 순매수 상위 1~5위 모두 ETF가 차지했다. ETF가 순매수 상위권을 독식한 것은 최근 10년래 처음 있는 일이다. 

1분기 만에 투자심리가 급변한 배경에는 개별 종목 수익률이 초고위험 상품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비슷하게 위험하다면 개별 종목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사실상 엔비디아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연초 이후 이달 5일까지 수익률은 81.71%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잇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14.74%를 올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순매수 1위였던 TMF의 올해 수익률은 –21.87%로 손실을 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생태계 내에 있는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준수한 성과를 내면서 서학개미들의 투자 행태도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