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속 미·일 군사협력 강화…중국 견제 '맞손'
2024-04-08 16:23
남중국해서 중국 군사적 억제 위해 미·일·필리핀 삼각공조
美 외교 정책 변화 우려…군사 동맹 통한 끈끈한 유대 지속
美 외교 정책 변화 우려…군사 동맹 통한 끈끈한 유대 지속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역대급 수준으로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만나 삼각 공조를 강화했듯, 올해는 워싱턴서 미·일·필리핀 3국 정상이 만나 결속력을 확인할 방침이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일 양국이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누구도 끊을 수 없는' 동맹을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NYT)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 미국으로 향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11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 나선다. 일본 총리가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방문하는 것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약 9년 만이다. 의회 연설은 아베 전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외신은 이번 회담에서 미-일 양국이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인해 미국 외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양국이 군사협력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일 관계는 다소 삐거덕거렸다.
NYT는 “미-일 정상은 군사협력, 인공지능, 우주 기술 및 반도체 분야의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이 무기를 더 많이 생산해 미국에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미-일 협력을 기반으로 3국의 참여를 끌어내 삼각 공조를 완성하는 방식도 계속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캠프데이비드로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초대하고, 3국 공조를 업그레이드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일본은 미·일 동맹을 초석으로 유지하면서 필리핀 등 같은 생각을 지닌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에서 3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대해 경고할 예정”이라며 “미국이 이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토머스 암초에 정박한 필리핀 군함 시에라 마드레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1999년에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일환으로 선박 시에라 마드레를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켰다. 필리핀군은 선박에 배치한 해병대를 위해 보급품을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나, 남중국해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보급선에 물대포를 쏘는 식으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는 최근 "일본, 미국과의 합동 순찰 방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됐다"며 미-일-필리핀 남중국해 합동 순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