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모드' 미·중 정상...기술경쟁 놓고는 이견 '팽팽'
2024-04-03 09:40
미·중 정상 전화통화…넉달여 만의 소통
習 "中 정당한 발전권리 박탈 좌시안해"
바이든 "안보 위해 필요한 조처 계속"
'대화모드' 지속…옐런,블링컨 줄줄이 방중
習 "中 정당한 발전권리 박탈 좌시안해"
바이든 "안보 위해 필요한 조처 계속"
'대화모드' 지속…옐런,블링컨 줄줄이 방중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위험 제거가 아닌 위험 생성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의 첨단 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훼손하는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 취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과 중국 양국 정상이 2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약 넉달 만에 대화했다. 두 정상은 경제·기술안보 등 분야에서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지만, 향후 대화·소통을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일 밤 미·중 정상은 전화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약 1시간 45분 이어진 전화 통화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을 확인했으나 대화 자체가 진행된 것은 평가할 만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는 양국 정상은 미국의 대중국 기술수출 통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무역·과학기술 탄압하려는 조치를 끝없이 이어가면서 대중국 기업 제재 목록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해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이에 맞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인 관행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미국 백악관은 전했다. 반도체 등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컨설팅사 유라시아 그룹의 도미닉 치우 수석 애널리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중국이 이날 전화통화에서 기술경쟁이 앞으로 양국 관계에서 주요 관심사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시 주석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계속된다면 보복 옵션을 준비할 것이란 신호라고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과 외부의 지지를 방치하지 않겠다고도 경고했다.
이외에도 시 주석은 홍콩·인권·남중국해 등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합의 등이 발표된 것은 없지만, 양국 정상이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윤선 연구원은 SCMP에 “전화통화는 전 세계에 안정의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양국이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양국은 전략적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당장 3일부터 일주일간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고위층과 만난다. 최근 1년 사이 두 번째 방중이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광저우와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등 중국 관리들과 미국 경제계 대표들, 중국 경제학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중기간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과잉공급 문제를 놓고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수주 내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중국 측 대화 파트너 간의 통화, 중국 고위 관리들의 방미도 이어지는 등 향후 미·중 간 '대화 모드'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