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투표소 내 대파 반입’을 금지하도록 내부 지침을 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 해괴한 얘기”라고 반발했다.

선관위는 이날 각 구·시·군 선관위에 전달한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 사례별 안내사항’을 통해 투표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별 대처법을 알렸다. 해당 문건에는 유권자가 투표소 안으로 대파를 들고 들어가려는 경우 외부에 보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일부 시민의 문의와 관련해 대응책을 미리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지침이 포함된 것이다. 다만 선관위는 투표를 마친 뒤 사전투표소 밖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시 서원구 지원 유세에서 “대파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한다”며 “요새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안 할 일은 참 많이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기가 차네요”라고 말했다.

대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했을 당시 할인된 대파 가격을 두고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하면서 야권의 정치 공세 구호로 떠올랐다. 최근 식탁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시민들이 실제 마주하는 대파 가격은 875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대파 자체를 정치적 표현물로 본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들고가도 되냐는 질문이 접수돼 투표소에서는 그런 (정치적) 표현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의도로 답변했고, 비슷한 문의가 있으면 이와 같이 관리하라는 취지로 (각 선관위에)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