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문화의 본거지…세계적인 일출 명소 '튀르키예 넴루트 산'

2024-04-03 16:41

넴루트산 조각상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광활한 평원과 유프라테스강을 배경으로 떠오르고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인 일출 명소가 있다. 바로 튀르키예 넴루트산이다.

튀르키예 넴루트산은 튀르키예 남동부 아나톨리아 지방의 아디야만 카흐타 지역에 위치해 있는 사화산으로, 역사적으로 문명과 문화의 본거지 역할을 해왔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역사·자연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넴루트산 정상은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어 전 세계 사진가와 모험가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이들은 "이국적인 조각상과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고 지는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고 입을 모은다. 

넴루트산이 위치한 아디야만 지역은 독특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품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라쿠스 고분, 센데레 다리, 아르세메이아 고대 도시 등이 대표적인 유적지다. 유프라테스강 서쪽 기슭에 있는 게르 성, 콤마게네 왕국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이자 아디야만 도심 북쪽에 있는 고대 도시 페레도 명소 중 하나다.
 
넴루트 산 서쪽 테라스와 고분 [사진=튀르키예문화관광부]

넴루트산 정상에는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번성했던 소국 콤마게네의 왕 안티오쿠스 1세의 거대한 무덤과 조각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해발 고도 2150m의 산 정상에 60만 톤의 자갈로 만든 높이 50m의 능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도 꼽힌다. 기원전 당시의 기술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정교함과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무덤 위 조각상들은 안티오쿠스가 페르시아인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를 비롯한 그의 조상들과 신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세워졌다.

넴루트산 정상에 가까이 도착하면서 동·북·서쪽 세 구역에 위치한 조각상들과 만날 수 있다. 북쪽 테라스는 완전한 모습을 갖추진 못했지만, 동쪽과 서쪽의 테라스는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동쪽 테라스에는 돌로 된 단 위에 높이 약 9m에 이르는 신들과 조상들을 형상화한 거대한 석상이 있다. 석상은 5개로서 양손을 무릎에 얹고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며, 머리 부분은 아래에 떨어져 있다. 사자와 독수리 머리 형상도 눈에 띄는데, 사자는 동물의 왕으로서 인간의 힘을, 신의 전령인 독수리는 하늘의 힘을 상징한다.

이외에도 제우스, 헤라클레스 등 판테온을 대표하는 신들과 안티오쿠스 1세의 동상, 페르시아 왕들의 부조 석상 등 다양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서쪽 테라스도 동쪽 테라스의 배열과 거의 동일하다. 몸체는 크게 부서지고 발 부분만 남아있으나, 굴러 떨어진 머리 부분은 동쪽의 조각상들보다도 보존 상태가 좋다. 석상 뒤쪽에는 네 변이 각각 4m에 이르는 석판에 ‘왕의 점성술사’라는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점성술 달력으로 인정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