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우크라 대선 불발…젤렌스키 임기 연장 전망

2024-04-01 17:04
계엄령으로 선거 중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러·우 전쟁의 포화 속에서 헌법상 지난달 3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 대선이 불발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헌법상 이날이 우크라이나 대선 투표일이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내려진 계엄령으로 인해 모든 선거가 중단된 영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오는 5월 20일 안으로 대선이 치러지지 않으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자동 연장된다. 
 
그간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민주적으로 대선을 치룰 것을 촉구했다. 불법 선거를 치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다르다는 점을 국제 사회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건너뛴다면 무기 등 추가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나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15%만이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지난해 11월 “지금은 선거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선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루슬란 스테판추크 우크라이나 국회의장은 전쟁으로 인해 700만명이 국외로 도피한 데다가 수백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한 점을 감안할 때 모든 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거주 중인 사람들 일부는 친러시아 성향을 지녀 이들을 대선에 포함할지 여부 등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군인들의 선거권도 문제다.

정치적 계산으로 대선을 불발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단체 우크라이나 유권자 위원회의 올렉시 코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을 때는 선거를 하겠다고 해놓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부가 태도를 바꿨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