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AI 리스크' 첫 고위급 논의 "군비경쟁 따른 오판 줄이기"

2024-05-14 08:12
고위급 첫 회담…AI 군사 활용 등 다뤄질 전망
"양국 간 기술 협력 촉진하기 위한 것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2년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서밋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만난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한 첫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 정부가 AI 군비 경쟁으로 인한 재앙적인 결과 및 의도치 않은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미중 정부 대표단이 첨단 AI 시스템의 리스크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타룬 차브라 대통령 특보 겸 백악관 기술·국가안보 담당 선임 국장과, 세스 센터 국무부 핵심·신흥 기술 담당 특사 대행이 백악관, 국무부, 상무부 관계자들을 포함한 범정부 대표단을 이끈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투자, 조정 및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오판과 의도하지 않은 갈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치열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이어 "AI의 경우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양국 간 기술 협력이나 첨단 연구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AI 위험 대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히면서, 동시에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의 AI 활동에 우려를 표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AI의 군사적 활용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은 AI 발전을 중요한 국가적 우선 순위로 삼고 민간과 군사, 국가안보 분야에서 급속도로 역량을 배분해왔다"며 "그것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시켜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정 결과물을 내기보다는 AI의 위험과 기회에 대한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 직접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 AI 관련 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회담은 탐색전 성격이 될 전망이다. AI의 군사적 활용 등과 관련한 국제 규범이 도출되지 않은 만큼, 양국이 구체적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AI를 군사 부문에 악용할 수 있는 점을 경계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미국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