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갈등설' 군 총사령관 전격 해임

2024-02-09 14:2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갈등설'에 휘말렸던 바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대장)을 해임했다. 

9일 미국 CNN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부터 새로운 지휘부가 우크라이나군 지휘를 맡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요구하는 혁신과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혁신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경질된 잘루지니 전 총사령관은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이끌며 대러 항전을 지휘한 인물로 우크라이나군과 대중에게 신뢰받는 인물이다. 특히 전쟁 초기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물리치고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의 약 절반을 되찾는 활약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를 결정적인 해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군의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와의 전쟁에서의 현실을 고려한 군의 상세한 계획을 기대한다"며 "전선 관리·동원·모병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2024년은 새로운 접근법,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군 지휘부 개편에 힘을 보탰다. 

잘루지니 전 총사령관 후임으로 임명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중장은 방어전과 공격에 모두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시르스키 장군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당시 수도 키이우의 수비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반격을 지휘했고 이후 동부 전선 전역의 군사 작전을 총괄했다.

한편 잘루지니 경질설은 지난달 처음 제기됐다. 50만명 규모의 추가 병력 동원을 둘러싼 대립과 잘루지니 전 총사령관이 미국 등 서방 국가과 비밀리에 휴전 논의를 하다 들통난 것이 공식적인 해임 사유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잘루지니 전 총사령관의 지지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넘어서면서 차기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