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인류 변곡점이 될 2050년, 한국의 모습은

2024-04-02 16:12
탄소중립, 인구 피크, 인간 능가하는 AI 출현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미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미래연도 중 가장 의미있는 연도를 들라면 2050년을 들 수 있다. 2050년은 단순한 미래 시점을 넘어, 다양한 의미를 지닌 중요한 해이다. 현재로부터 26년(약 30년) 후라는 시간적 거리는 한 세대를 의미하며, 사회, 기술,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2050년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2050년의 중요성을 인지해서 정부 조직 명칭에 2050이라는 연도를 넣기도 했다. 현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조직은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국제협력을 수행하는 정부기관이다. 이 위원회는 탄소중립 기술제안, 녹색성장 기본계획,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상협 카이스트 부총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과학과 합리성에 기반해 온실가스 감축의 연도별·분야별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실행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있으며, 균형 잡힌 에너지정책을 강조하며 원전의 적극적인 활용과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모두 달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은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충실히 준수하고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2050년의 의미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정한 탄소중립 목표 연도이다. 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그 목표 연도 중 하나로 2050년이 제시되었고,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흡수하거나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넷제로(Net-Zero)라고도 한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국가들이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 금지 연도를 발표했는데,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의 운행을 금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많은 국가들이 2050년을 제시하고 있다.
 
2050년 세계의 모습은 인구통계에 있어서 매우 뜻깊은 해이다. 미국 통계청 조사 결과 전 세계 인구가 2024년 1월 1일에 처음으로 80억명을 돌파하였으며,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2024년 3월 31일 기준 세계 인구는 약 81억 명이다. 세계 인구 전망은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어스포올이라는 기관의 시나리오1은 세계 경제가 지난 50년간의 흐름을 계속 이어간다면 세계 인구는 30년 안에 인구 정점을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이에 따르면 2050년에 세계 인구는 86억명에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선 뒤, 2100년 70억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2050년 한국의 모습은 어떤가. 한국은행 연구에 의하면 초저출산국가 한국은 2050년부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46년에는 일본을 넘어 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큰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매우 빠른 인구 감소 속도 때문에 한국의 2050년 경제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년 매우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총인구 수는 오는 2070년 40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필자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강의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최근에는 AI의 미래에 대해 강의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2050년의 AI 전망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2050년에는 AI가 전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대량의 정보처리는 물론, 산업 금융 과학기술 전 분야의 상황 진단 및 처리방향을 AI가 도맡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을 AGI라고 하고,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을 ASI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인공일반지능이나 일반인공지능이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잘못된 번역이고 범용인공지능이나 인공범용지능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다. AGI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과 동등한 능력을 갖출 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AGI 다음 단계는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초인공지능)이라고 한다. ASI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이는 기술 변화가 급속히 발전하여 인간의 생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이때를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한다. 2030~2040년에 AGI가 등장하고, 2050년에 ASI가 나타나는 특이점이 온다는 전망이 많은 전문가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는 2050년에는 인간보다 로봇이 많아진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기존 AI와 첨단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생성형 AI는 중국에서 연간 2조 달러(약 2580조원)의 경제 효과를 추가로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AI 발전으로 중국의 일자리 자동화율이 2030년에 50%, 2050년에는 9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 기준 2400만개의 일자리가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2400만개 중 1000만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인해 2050년경 없어질 전망이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사람만이 할 수 있고 사회적 가치가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필자는 AI 시대에 유망한 일자리는 모든 분야에서 AI를 훈련시키고 잘 다루는 AI훈련 또는 AI조련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AI가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AI를 잘 다루지 못하면 AI에게 지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AI를 훈련시키는 방법을 누구나 배워야 한다. AI를 훈련시키는 게 어렵지 않다. AI를 쉽게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평소에 AI를 잘 훈련시켜서 업무에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AI를 어설프게 아는 SNS전문가들이나 비전공자들이 피상적으로 단기간에 AI를 배우고는 AI 전문가로 둔갑하여 AI 교육을 호도하는 것도 우려된다. AI 교육은 진짜 전문가들이 제대로 해야만 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신문 기자 △대한경영학회 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대한민국ESG메타버스포럼 의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대표이사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캐나다 캘거리대 교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