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집단 사직' 초강수...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의지
2024-03-25 20:34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의 요구는 정부가 내놓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국 40개 의대 중 거의 대부분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먼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순천향대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병원 인사팀에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사직서 제출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는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계획이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은 "앞서 1400명 교수 가운데 900여명이 답변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방 위원장은 "일방적인 의대 증원 추진은 의료 현장의 엄청난 혼란을 만들었다"며 "국민과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지금의 의대 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달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직에 나선 이유는 '2000명 증원 백지화'가 선결 조건이기 때문이다. 전의교협은 "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예정대로 금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 집단 사직에도 주요 병원에서 큰 혼란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환자들은 의료 공백으로 수술이 연기될까 노심초사다. 실제로 질병 정보를 교환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공의가 없어 병원 예약을 할 수 없었다는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환자단체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희생되어도 좋을 하찮은 목숨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함께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에서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그나마 교수와 전임의, 간호사 등 남은 의료진이 버텨줘 환자들도 이만큼이나마 버텼지만, 이제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