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성장에도 내수에 발목…산업연, 내년 韓 경제 성장 2.1% 전망
2024-11-25 15:00
반도체 중심 수출 양호…소비·건설투자 부진 영향
권남훈 원장 "올해보다 경제성장률 둔화될 것"
미 경제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 하방 압력 작용
권남훈 원장 "올해보다 경제성장률 둔화될 것"
미 경제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 하방 압력 작용
산업연구원은 25일 '2025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2.2%, 내년도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기 회복세가 약화됐다고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데다 설비투자가 개선됐음에도 소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권남훈 산업연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다가오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우리의 잠재력을 믿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든든한 산업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모습들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수출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시장은 침체 상황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둘을 합치면 올해보다는 둔화된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증대와 금리 인하, 물가 안정 등의 소비 여건이 개선됐지만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회복세는 미약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통신(IT) 경기 상승세 유지와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의 소폭 회복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에서 누적된 선행지표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수출은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영향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의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양새다.
산업연은 내년도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면서도 우리 경제는 성장세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안정세와 통화정책 완화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지역 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이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올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2%, 내년은 2.1%로 성장세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수출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완만히 회복해 2.1%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IT 경기 회복 속도 등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들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근 산업연 동향분석실장은 "2025년도 소비는 1.9%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설비투자는 2.9%로 전년 대비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0.9%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흑자 규모도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대 주력산업의 부문별 전망을 보면 기계산업군은 조선산업(4.1%)의 수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수요가 부진한데다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자동차(-2.7%), 일반기계(0.2%)의 수출이 정체돼 기계산업부 전체 수출은 올해 대비 0.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산업군의 전망도 어둡다. 철강(5.0%), 석유화학(0.1%)의 증가 전환에도 정유(-7.5%) 수출의 큰 폭 감소 영향으로 소재산업군 전체의 내년도 수출은 올해보다 1.5%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IT 신산업군은 내년에도 6.9%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 영향으로 인한 IT 기기 수요 확대로 반도체(8.5%), 정보통신기기(8.4%), 바이오헬스(4.9%) 등의 수출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윤 산업연 소재산업환경실장은 "2025년에도 13대 주력산업은 글로벌 교역과 정책환경의 변화 대응, 선도 부문에서의 초격차 확보, 친환경·디지털화 전환 관련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