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 허영인 SPC 회장 조사

2024-03-25 13:54
고용부 사건 송치 1년 5개월여 만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월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동조합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조사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허 회장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고용노동부가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 임직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약 1년 5개월 만이다. 

검찰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자회사인 PB파트너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 노동 행위 과정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해당 노조위원장이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서 발표를 하게 한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 기소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허 회장이 2022년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 수사관 A씨에게 뇌물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수사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2021년 5월 PB파트너즈의 노조 파괴 행위를 수사해 달라며 고용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고용부는 이듬해 10월 황 대표 등 2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사건은 수사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지난 18일, 19일, 21일 허 회장에게 세 차례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허 회장은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하다가 이날 출석했다. 검찰은 허 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분석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