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기구 정리하는 北, 조국전선 해체 결정

2024-03-24 15:35
20여 개 정당·사회 단체 구성…1949년 창설
"적대적 관계 완전히 고착…존재 필요 없어"

2016년 북한에서 열린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보고회.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70여 년 역사를 가진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을 해체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기구 정리를 지시한 이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국전선 중앙위원회 회의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소식을 전하며 "이 회의에서 기구가 정식 해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노동당과 공화국 정부가 근 80년에 걸쳐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해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만을 추구해 온 대한민국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 상대가 아닌 가장 적대적인 국가, 불변의 주적, 철저한 타국으로 낙인하고 북남 관계와 통일 정책에 대한 입장을 새롭게 정립한 데 대해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남 관계가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된 현실"이라며 "전 민족적인 통일전선 조직인 조국전선 중앙위원회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데 대해 견해 일치를 봤다"고 부연했다.

조국전선은 1946년 7월 평양에서 결성된 첫 통일전선 조직체인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위원회를 뿌리로 1949년 정식 창설된 대남기구다.

조선노동당, 조선사회민주당 등 정당들과 조선직업총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등 조직을 비롯한 북한 내 20여 개 정당·사회 단체로 구성됐으며 주로 대남 관련 성명을 발표해 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이후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등 북측 단체들과 이에 대응하는 남측 단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