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박병무, 경영 효율화로 '엔씨 글로벌 도약' 돕는다
2024-03-20 15:35
흩어진 조직 재정비해 원팀 체제 구축
M&A로 개발역량·실적·안전성 다각적 검토
M&A로 개발역량·실적·안전성 다각적 검토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내정자가 20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함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행되는 공동대표 체제 전반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이다. 박 내정자는 조직 내부 곳곳에 어긋나거나 무너진 부분을 살피고 재정비하는 집안 살림을 맡아, 김 대표가 온전히 게임 경쟁력 강화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 대표 내정자는 이날 온라인에서 진행된 공동대표 체제 출범 관련 간담회에 김 대표와 함께 참석했다. 엔씨의 공동대표 체제 도입은 창사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사법연수원을 15기로 수료한 박 내정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이자 VIG 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경영·투자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의 고교(대일고)·대학(서울대) 선배인 그는 엔씨가 핵심 지식재산(IP)이자 수익원이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부진으로 위기를 맞자 구원 투수로 긴급 등판했다.
경영 효율화 과정에선 내부 절차와 시스템 개선에 가장 중점을 둔다. 단순 숫자에만 치중한 효율화는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그는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릴 때 재무 수치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흩어져있는 조직과 기능들을 합치는 것"이라며 "여러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각 프로젝트와 투자 대비 수익률(ROI) 평가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 구성원을 원팀으로 만들고, 공동 목표를 위해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밑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엔씨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조직(TF)을 구성해 잠재적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다만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경험상 100개 회사를 검토하면 3~4개 정도의 성공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엔씨의 주가에 대해선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박 내정자는 "엔씨의 시가총액이 4조1000억원인데 이 중 작년 말 기준 순자산 3조3000억원이고, 부동산 시가 등을 환산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4조원 수준"이라며 "엔씨의 IP 가치·영업 가치 등은 몇천억 밖에 안 된다는 얘기인데, 이는 극히 저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기보다는 엔씨가 보유한 자사주를 M&A에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박 내정자에게 집안 살림을 맡기고, 엔씨의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의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엔씨가 강점을 가진 대규모 멀티플레이어형 게임(MMO) 능력을 활용해,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선 '쓰론 앤 리버티(TL)'와 '블레이드앤소울2'로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니와 양사 IP·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도 추진하는 중이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 협력도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