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그룹 '해결사' 본능 구본상 회장, '비궁' 미국 수출 실현할까?

2024-03-12 18:48
"좋은 소식 있을 것"…성공 자신감
중동·동남아 계약 때도 핵심 역할
부당CP사건 비자 발급 문제

구본상 LIG 회장이 미국 미사일 수출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아 당국과 협상에 나선다. 하지만 비자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 회장은 지난해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와도 주요 수출 계약을 앞두고 항상 본인이 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룹 내에서 ‘해결사’로 불리는 구 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을 계획인 만큼 LIG넥스원 내부에서도 미국 수출 성사에 거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LIG넥스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구 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앞두고 비자 발급이 원할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국 목적은 70㎜ 유도로켓 ‘비궁’ 수출을 위한 현지 당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비궁 수출 계약 협상을 위해 미국 방문을 시도했으나 2014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비자발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동남아, 중동 국가들과 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 온 미국 출장이 성사된다면 사실상 계약서 작성이 가능할 것으로보고 있다. 

LIG넥스원은 2021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 모두 구 회장이 직접 현지 당국과 협상을 진행해 최종 계약까지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를 찾아 국방 관계자를 만나 미사일 수출 계약을 논의한 바 있다. 방산업계는 말레이시아 국방 예산 등이 확정되면 추가 수주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초 설 명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구 회장은 첫 행보로 ‘싱가포르 에어쇼 2024’를 찾았다. 현장에서 국방 관계자와 브라질 항공기 제작업체 엠브라에르의 프란시스쿠 고메스 네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구 회장은 추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이번 출국 계획을 앞두고도 미국에 대한 수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LIG넥스원 내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부 임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구 회장이 미국 수출까지 성사시킨다면 사내이사에 선임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구 회장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방산 분야에서 큰 실적을 낸 만큼 주주는 물론 이사회도 등기이사 등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구 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는 법적으로도 공식적인 그룹총수 복귀를 의미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다른 총수들의 경우는 범죄이력이 있음에도 정부 등의 지원으로 어렵지 않게 출국이 가능했지만 구 회장의 경우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자 대한민국 방산의 미래가 걸린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본상 LIG 회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