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연내 말레이시아에 미사일 수출···구본상 현장 영업 통했다

2023-08-24 05:40

LIG넥스원이 이르면 올해 중 말레이시아와 미사일 수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최근 말레이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당국 관계자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직접적인 영업을 한 성과로 평가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구 회장은 당시 말레이시아 국방 관계자를 만나 미사일 수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방력 강화에 관심을 가진 말레이시아가 LIG넥스원이 생산하는 미사일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국내 국책은행도 보증보험 등을 LIG와 논의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이 말레이시아에 수출을 원하는 무기는 함정용 유도무기 체계인 130㎜ 유도로켓 '비룡',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함정 방어를 위한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K-SAAM), 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와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남중국해를 둔 중국의 무력시위, 필리핀 남부 극단적 이슬람 세력의 무장 침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요소로 인해 한국의 경공격기와 신규 미사일을 도입해 새로운 무기 체계를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러시아로부터 전략 무기를 수입해 온 말레이시아는 유럽의 눈치에 새로운 무기 공급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한국의 방위산업 기업을 두고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구 회장은 현지 관계자를 만나 한국 미사일의 우수성과 가성비를 소개하고,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말레이시아 국방 예산에 최적화된 전략 무기임을 강조하면서 수출 영업에 나섰다는 게 LIG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말레이시아와 미사일 수출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8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국방 관계자는 물론 장관급 인사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중에는 거래를 성사시킨다는 목표다.

LIG넥스원이 미사일 수출에 성공하면 한국은 올해만 말레이시아와의 방산 수출 2건을 기록하게 된다.

앞선 5월 한국항공우주(KAI)는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LIG넥스원의 미사일 수출까지 성공한다면, 한국은 동남아 신흥 국가의 국방력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나라가 된다.

당장은 유럽의 미사일 회사인 MBDA가 가장 큰 경쟁자다. MADA는 말레이시아 왕립 해군 경호위함 등 해군전력 보강과 미사일을 패키지로 수출한다는 전략을 정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에 전략 무기 패키지를 수출한다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전체에 대한 방산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방산 업계는 말레이시아 미사일 수출에서 LIG넥스원이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FA-50의 수입을 결정한 상황에서 같은 국가에서 생산한 미사일이 새로운 무기 체계를 구축하기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말레이시아는 당장은 무기 체계에 대해 여러 국가의 미사일, 전함 등을 두고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분위기는 이미 LIG넥스원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말레이시아 미사일 수출을 위해 올해만 여러 차례 현지를 방문해 결정권이 있는 관계자들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우리 미사일의 우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말레이시아가 원하는 조건도 제시한 만큼 이르면 올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LIG넥스원]